요즘 야간개장으로 고궁이 핫하더군요. 하지만 꼭 야간개장이 아니더라도 가을은 궁궐기행하기에 딱인 날씨죠. 저도 처음 상경했을 때, 서울의 고궁들의 4 계절 모습을 모두 보고야 말겠다고 목표를 세웠었는 데 아직 목표 달성은 50퍼센트 정도?  이거보고 창덕궁 가시면 감정이입 물아일체의 경지에 이르실지도 몰라요(훗).posting-changd

창덕궁, 조선의 시간을 품어온 궁

창덕궁은 조선의 제 2 궁이라고 할 수 있죠. 형제들의 피가 뿌려진 경복궁이 부담스러웠던 건지 혹은 정적이었던 정도전이 설계했다는게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태종이 경복궁을 두고도 창덕궁을 지었고,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보다도 창덕궁을 먼저 복원하게 되면서 창덕궁은 조선왕조 270년 역사의 배경무대가 됩니다.

 

장면 #1 어머니를 위해 연경당에서 연회를 연 효명세자

효명세자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의 주인공이죠.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창덕궁에 남은 효명세자의 흔적들에 대한 관심도 높더라구요.

연경당은 효명세자가 아버지 순조를 위해서 지은 건물로, 창덕궁 내에서 유일하게 일반적인 사대부 집의 형태를 하고 있어 단청이 없는 단아한 모습을 하고 있어요. 효명세자가 대리청정을 시작하자 순조는 이곳에서 보통 사대부와 같은 의복을 하고 지내셨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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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에서는 효명세자의 어머니 순원왕후가 돌아가신 걸로 나오지만 실제로는 오래 살아계셔서 효명세자는 1828년 연경당에서 순원왕후의 40세 생일을 축하기 위해 신하들의 예를 받는 진작례를 열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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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창덕궁 후원 곳곳에는 효명세자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장소들이 많이 남겨져 있습니다(효명세자의 독서방으로 알려져 있는 기오헌도 잘 남아있지요).

P.S. 전부는 아니지만 드라마 사이사이 창덕궁에서 촬영한 장면들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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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2 청기와를 얻으라 명하는 광해군

임진왜란이 끝나고 창덕궁을 재건하는 일을 맡게 된 광해군은 궁궐 지붕 모두에 청기와를 얹고 싶어 했다고 하나, 청기와는 만들기도 어렵고 돈도 많이 들기 때문에 결국 딱 한곳에만 쓸 수 있었다 해요.

바로 선정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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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왕의 집무실로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광해군은 이렇게 자신의 손으로 지은 궁에서 왕의 자리에 끌어내려졌죠. 드라마 ‘화정’에서는 이렇게 걸어나오는 광해의 모습이 그려졌지만 실제로는 후원으로 빠져나가 담을 넘어 도망쳤었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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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면 #3 38년 만에 조국으로 돌아온 덕혜옹주

창덕궁의 낙선재, 석복헌 그리고 그와 붙어 있는 수강재에는 우리 근현대사와 인연이 깊어요.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의 비 순조효왕후도 이곳에서 살다 돌아가시고, 영화 ‘덕혜옹주’에도 등장했던 이방자 여사 또한 귀국 후 낙선재에서 사셨어요.

38년 만에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덕혜옹주도 이곳 수강재에서 여생을 보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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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헌종이 후사를 바라는 마음에서 왕비에게 지어줬다는 낙선재이지만 이처럼 낙선재는 우리 왕족들의 마지막을, 조선 왕가의 마지막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죠(씁쓸).

구르미의 인기에 편승하여 좀 재미있는 컨텐츠를 만들어보려 시작한 글인데 뭔가 슬퍼졌다는… 이렇게 효명세자와 광해군, 덕혜옹주 그리고 미처 언급하지 못한 다른 인물들의 희노애락이 녹아있다 생각하고 둘러보시면 아주 센티멘탈 멜랑꼴리하고 감동적인 창덕궁 투어가 되실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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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창덕궁 비원은 가을 풍경이 너무너무 아름다운 곳이니 꼭 한번 가보시길 강추 드리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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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HE AUTHUR.

스토리가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아하는 전천후 덕후. 어린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보자면 태어나서 가장 많이 읽은 책은 “이야기 세계사”라는 15권짜리 책이었고 여고시절 다른애 책상에 현빈과 비, 기타 등등의 연예인 사진이 붙어 있을 때 그녀의 책상엔 “불멸의 이순신” 김명민 사진이 붙어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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